금오산 법성사

모든 악을 짓지 말고 온갖 선을 행하라.
스스로 마음을 깨끗하게 하는 것이 곧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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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이야기 - 3.심우도(尋牛圖)

  • 작성자법성사
  • 작성일2019-08-05 16:26:14
  • 조회수1138

심우도(尋牛圖) 

  

선종에서 방황하는 자신의 본심을 발견하고 깨달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야생의 소를 길들이는 데 비유하여 10단계로 나누어 그린 그림을 ‘심우도’라 한다.
선의 수행 단계를 소와 동자에 비유하여 도해한 그림으로서, 수행 단계를 10단계로 하고 있어서 십우도라고도 한다.
중국 송나라 때 만들어진 보명의 심우도와 확암의 심우도가 우리나라에 전해지는데, 대부분 확암의 심우도가 많다.


10단계의 과정은 다음과 같다.


 ① 자기의 본심인 소를 찾아 나선다.
 ② 소를 못 보고 소의 발자취만 발견한다.
 ③ 소를 발견한다.
 ④ 야생의 소를 잡는다.
 ⑤ 소를 길들인다.
 ⑥ 소를 타고 무위의 깨달음의 세계인 집으로 돌아온다.
 ⑦ 이제 소는 달아날 염려가 없으므로 소 같은 것은 모두 잊어 버리고 안심한다.
 ⑧ 다시 사람도 소도 모두 본래 공임을 깨닫는다.
 ⑨ 꽃은 붉고 버들은 푸른 것처럼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깨닫는다.
 ⑩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거리로 나선다.
 
이상의 10단계를 그림으로 그린 것을 심우도 혹은 십우도라고 하며 선종 사찰의 외벽에 많이 그려져 있다.
그 다양한 심우도의 세계를 알아본다.
 
1. 심우(尋牛)

 

 
송(頌)
망망발초거추심(茫茫撥草去追尋)
수활산요로갱심(水濶山遙路更深)
역진신피무처멱(力盡神疲無處覓)
단문풍수만선음(但聞楓樹晩蟬吟)
망망한 수풀을 헤치고 소의 자취를 찾노니
강물은 넓고 산은 험하며 길은 더욱 깊기만 하다
힘이 다하고 기력이 떨어져 지쳐도 찾을 길 없는데
다만 숲속 나뭇가지엔 매미 우는 소리만 들리네


심우는 소를 찾는 동자가 망과 고삐를 들고 산속을 헤매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이것은 처음 수행을 하려고 발심한 수행자가 아직은 선이 무엇이고 본성이 무엇인가를 알고 못하지만 그것을 찾겠다는 열의로 공부에 임하는 모습을 상징하고 있다. 
그러나 잘 생각해 보면 본래 잃은 것이 없는데 무엇을 찾는단 말인가? 깨달음을 등지니 번뇌에 휩싸여 잃어 버리게 되는 것이다.
 

 


2. 견적(見跡)




송(頌)
수변임하적편다(水邊林下跡偏多)
방초리피견야마(芳草離披見也磨)
종시심산갱심처(縱是深山更深處)
요천비공즘장타(遼天鼻孔怎藏他)
물가와 나무 아래 수많은 발자국
풀이 우거졌으나 이를 헤치고 찾아본다
비록 이곳이 산이 깊고 골짜기가 깊다 해도
요천의 비공이 어찌 그것을 감출 수 있겠는가

 


견적은 소의 발자국을 발견한 것을 묘사한 것으로서, 본성을 찾으려는 일념으로 열심히 공부를 하다가 보면 본성의 자취를 어렴풋이 느끼게 된다는 것을 소의 발자국을 발견하는 것으로 상징해서 표현한 그림이다.


 
 

















교법의 가르침에 의해 선학과 그 뜻을 알고 가르침을 살펴서 심성의 자취를 깨닫는다. 아직 깨달음의 문에는 들어가지 못했지만 이제 겨우 심성의 자취를 깨닫는 단계를 나타낸다.



3. 견우(見牛)




송(頌)
황앵지상일성성(黃鶯枝上一聲聲)
일난풍화안류청(日暖風和岸柳靑)
지차갱무회피처(只此更無回避處)
삼삼두각화난성(森森頭角畵難成)

나뭇가지 위에 지저귀는 금빛 꾀꼬리
따뜻한 날 화창한 바람에 언덕 위 버들가지 푸르네
다만 이것이니 어찌 다시 회피할 것인가?
삼삼한 두각 그림으로도 그릴 수 없노라

 견

우는 동자가 멀리 있는 소를 발견한 것을 묘사한 그림이다. 


 


















이는 오랜 노력과 공부 끝에 본성을 깨달음이 바로 눈앞에 다가왔음을 상징하고 있다.
 
물에는 짠맛이 있으나 보기만 해서는 모른다. 맛을 보아야 짠지 아닌지 알 수 있다. 그림의 색깔만 보아서는 그 그림을 채색할 때 아교가 들어가는지 안 들어가는지 알 수 없다. 자기가 직접 그림을 그려 보아야 알 수 있다.
즉 본성을 찾기 위한 선은 남이 하는 것을 보기만 해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 자기가 직접 체험해야만 깨칠 수 있고 본성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4. 득우(得牛)




송(頌)
갈진정신획득거(渴盡精神獲得渠)
심강역장졸난제(沈强力壯卒難除)
시유재도고원상(時有纔到高原上)
우입연운심처거(又入煙雲深處居)
정신을 가다듬어 소를 얻었지만
사납고 힘이 세어 다루기 어렵도다
어느 때는 높은 산 위에 이르고
혹은 깊은 구름 속에 숨으려 한다

 

 

득우는 동자가 소를 붙잡아서 막 고삐를 낀 모습으로 표현된다.




 

















이 경지를 선종에서는 견성이라고 하는데, 마치 땅 속에서 아직 제련되지 않은 금광석을 막 찾아낸 것과 같은 상태라고 한다. 이때의 소의 모습은 검은색으로 표현하는데, 아직 삼독에 물들어 있는 거친 본성을 지니고 있다는 뜻에서 검게 표현한다. 오랫동안 산천에 파묻혀 있던 소와 같이, 온갖 번뇌 속에 파묻혀 있던 본성을 비로소 만났으나, 아직 삼독에 물들어서 야성을 그리워하고 방종하려 한다. 그러므로 더욱 정진하고 공부에 힘써야 하는 상태이다.
 




5.목우(牧牛)


송(頌)
편색시시불리신(鞭索時時不離身)
공이종보입애진(恐伊縱步入埃塵)
상장목득순화야(相將牧得純和也)
기쇄무구자축인(羈鎖無拘自逐人)
채찍과 고삐를 쉼 없이 사용하여 곁에서 여의지 말라
그대가 한 걸음 한 걸음 애진으로 들어감이 두렵다
그러나 끌어내어 길들이고 순화되어
채찍과 고삐에 구애되지 않더라도 스스로 사람 따르네
 
 

목우는 자연스럽게 놓아 두어도 저절로 가야할 길을 갈 수 있도록 거친 소를 길들이는 모습을 묘사한다.
 

 
  
 
















삼독의 때를 지운 보임의 단계로서, 선에서는 이 목우의 단계를 가장 중요시하고 있는데, 그 까닭은 한번에 유순하게 길들여야지 만약 이때 달아나면 그 소를 다시 찾는다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특별히 주의하고 있는 것이다.
이때 소는 길들여진 정도에 따라 차츰 검은색에서 흰색으로 바뀌어지고 있다.
깨달음이란 외부의 경에 의해서 오직 자신의 마음에서 생겨나는 것이므로 소의 고삐를 더욱 단단히 잡아서 늦추지 말고 머뭇거리는 생각이 싹트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6. 기우귀가(騎牛歸家)




송(頌)
기우이려욕환가(騎牛迤麗欲還家)
강적성성송만하(羌笛聲聲送晩霞)
일박일가무한의(一拍一歌無限意)
지음하필고진아(知音何必鼓唇牙)
소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네
강적의 피리 소리 저녁 노을 속에 울리고 있네
한 박자 한 곡조마다 무한한 뜻이 담겨 있으니
그 지음 어찌 헛된 말하리

 
 

기우귀가는 동자가 구명 없는 피리를 불며 본래의 고행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이때의 소는 완전히 흰색으로서 특별히 지시를 하지 않아도 동자와 일체가 되어서 피안의 세계로 나아가게 된다. 이때 구멍 없는 피리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는 가히 육안으로 살필 수 없는 본성의 자리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상징하고 있다. 이미 본성을 찾았으니 모든 것이 완숙하게 이루어진 것이다.

 

















몸을 소 등에 올려놓고 하늘을 쳐다보니 소는 불러도 돌아보지 않고 잡아당겨도 서지 않으며 오직 본향을 말없이 향하고 있다.
 

7. 망우존인(忘牛存人)




송(頌)
기우이득도가산(騎牛已得到家山)
우야공혜인야한(牛也空兮人也閑)
홍일삼간유작몽(紅日三竿猶作夢)
편승공돈초당간(鞭繩空頓草堂間)
소를 타고 본향으로 돌아오니
소는 간 곳 없고 사람은 한가롭다
해가 석 자나 떴는데도 늦잠을 자니 오히려 꿈이러니
소용없는 고삐와 채찍은 초당간에 던져 두노라






 망우존인은 집에 돌아와 보니 애써 찾던 소는 온데간데  없고 자기만 남아 있다는 내용이다.
 
 
 



















결국 소는 마지막 종착역인 심원에 도착하게 하는 방법이었으므로, 이제 고향 집과 고향 산천으로 돌아오게 되었으니 방법은 잊어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뗏목을 타고 피안에 도달하면 뗏목을 버려야 한다는 가르침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금은 광석에서 나오고 달은 구름에서 나온다. 그러나 금을 얻은 다음 폐광석은 버려야 하고, 달이 뜬 다음 구름에는 마음을 두지 않아야 한다.
깨달음의 한줄기 빛이 영원한 위음왕불 밖의 세계까지 밝게 비춘다.
 

 

8. 인우구망(人牛具忘)

 


 

송(頌)
편삭인우진속공(鞭索人牛盡屬空)
벽천요활신난통(碧天遼濶信難通)
홍로염상쟁용설(紅爐焰上爭容雪)
도차방능합조종(到此方能合祖宗)
채찍과 소와 사람이 모두 공하니
맑고 푸른 하늘 멀고 높아 소식 전하기 어려워라
끓는 솥에 어찌 흰 눈이 남아 있겠는가
이에 이르러 비로소 조종과 하나가 되도다
인우구망은 소를 잊은 다음 자기 자신도 잊어 버리는 상태를 묘사한 것으로서 텅 빈 원상만을 그리게 된다.
 


 









객관적인 소를 잊었으면 이번에는 주관적인 자신(동자) 또한 성립되지 않는다는 원리를 깨달아야 하는 것이다.
원상은 주객 분리 이전의 상태를 상징하는 것으로, 이 경지에 이르러야 비로소 완전한 깨달음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모든 것을 초월한 경지에 이르니 전부가 오직 공이다.
부처가 있는 곳에서도 노닐지 않고, 부처가 없는 곳에서도 급히 달려나와 두 곳 모두가 집착하지 않으니 마음은 오직 허허로울 뿐이다. 백 가지 새들이 만 가지 꽃을 물어 오더라도 모두 오직 한바탕 웃음으로 그친다는 뜻이다.
 


9. 반본환원(返本還源)


  

송(頌)
반본환원이비공(返本還源已費功)
쟁여직하약맹롱(爭如直下若盲聾)
암중불견암전물(庵中不見庵前物)
수자망망화자홍(水自茫茫花自紅)
본향으로 돌아옴도 이미 헛된 공이니
모두 장님과 귀머거리와 같이 되어
암자에 앉아 앞의 것을 보지 않아도
물은 저절로 잔잔하고 꽃은 스스로 붉다
 


반본환원은 이제 주객이 텅 빈 원상 속에 자신의 모습이 있는 그대로 비침을 묘사한다. 산은 산으로 물은 물로 조그마한 번뇌도 묻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참된 지혜를 상징한 것이다.


 
 


















인생이란 본래 청정하여 한 티끌의 미혹도 받지 않는다. 유상의 영고성쇠를 보고, 무위의 적정에 도달하니, 눈앞에 보이는 것 모두가 환상과 같다고 하는 실상을 바로 알라는 내용이다. 

 


10. 입전수수(入廛垂手)




송(頌)
노흉선족입전래(露胸跣足入廛來)
말토도회소만시(抹土塗灰笑滿顋)
불용신선진비결(不用神仙眞秘訣)
직교고목방화개(直敎枯木放花開)
가슴을 헤치고 맨발로 거리에 서니
흙을 바르고 재투성이지만 얼굴 가득한 웃음
신선의 비결 쓰지 않고
바로 가르쳐 마른 나무에 꽃이 피게 한다.



입전수수는 지팡이에 큰 포대를 메고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가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이때 큰 포대는 중생들에게 베풀어 줄 복과 덕을 담은 포대로서, 불교의 궁극적인 뜻이 중생의 제도에 있음을 상징한 것이다.




사립문 닫고 홀로 앉으니 아무도 그 크고 넓고 편안한 마음을 알리 없다.
자기의 모든 것을 묻어 버리고, 앞의 현인들을 뒤좇던 길도 모두 저버렸다. 오직 마음속에 공이 있을 뿐이다.
표주박 차고 거리에 나가 지팡이를 짚고 집집마다 다니며 스스로 부처가 되게 하고 모든 중생을 제도하여 불국을 건설한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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